
“장난이었어요” 수영강사의 변명, 법원은 왜 ‘아동 정서적 학대’로 판단했을까?
안녕하십니까? 의뢰인의 가장 든든한 법률 파트너, 김강균 변호사입니다. “변호사님, 아이가 학원에 다녀온 뒤부터 부쩍 말이 없어졌습니다. 밤에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선생님께 여쭤보니 다른 아이들과 장난치다 속상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만 하십니다. 부모로서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이게 혹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일까요?”
법률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의 일로 밤잠 설치며 애태우는 부모님들을 정말 많이 뵙습니다. 아이의 마음속에 어떤 상처가 생긴 건 아닌지 고민하십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사소한 장난’으로 치부한 일이 아이에게 ‘폭력’이 된 것은 아닌지, 그 경계에서 수없이 고민하십니다.
오늘 저는 그 고민에 대한 법원의 명확한 답변을 담은 판결문을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울산지방법원 2025고단1205 판결입니다. 이 글을 통해 ‘장난’과 ‘학대’를 가르는 법의 엄중한 기준을 알게 되실 겁니다. 그리고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도 명확히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사건의 재구성: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던 28분 |
판결문에 적힌 건조한 사실관계를 잠시 그날 아이의 시점에서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2024년 9월 30일 저녁, 아이는 평소처럼 키즈센터 수영장을 찾았습니다. 물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을 겁니다. 그러나 그날따라 A 수영강사는 아이에게 유독 심한 장난을 걸어왔습니다.
시작은 얼굴에 물을 뿌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명확하게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한 것이죠. 하지만 강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의 거부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강사의 행동은 점점 더 과격해졌습니다. 아이의 머리를 손으로 잡고 여러 차례 물속에 집어넣었습니다. 9살 아이가 느꼈을 공포는 감히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숨쉬기 힘든 공포와 무력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심지어 아이의 수모를 잡아당겼다 놓기도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부추겨 함께 물을 뿌리게 하며 공개적인 놀림거리로 만들었습니다. 아이의 수경을 빼앗아 물 밖으로 던져버리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가 이어집니다. 이 모든 과정에 화가 나고 속상해서 울상이 된 아이의 얼굴을 강사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사진을 다른 강사와 아이들 앞에서 보여주며 웃고 조롱했습니다. 한 아이의 인격과 감정이 28분 동안 철저히 짓밟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법적 쟁점은 무엇이었을까? |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은 아주 명료했습니다. “피고인(강사)의 ‘장난’이라는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만약 법원이 이를 단순 장난으로 판단했다면 무죄가 선고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것이 명백한 ‘정서적 학대’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법원의 판단: ‘장난’의 가면을 벗겨내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아동관련기관 3년 취업제한이라는 의미 있는 부가처분을 명령했습니다. 법원이 이러한 판단을 내린 근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이는 제가 실제 소송에서 정서적 학대를 입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첫째, ‘힘의 불균형’과 ‘거부 의사의 묵살’입니다. 강사와 학생은 동등한 관계가 아닙니다. 강사는 아동을 보호해야 할 우월적 지위에 있습니다. 이런 관계에서 아동이 “싫다”고 표현한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행위를 지속한 것은 명백한 ‘권력 남용’입니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의 의사를 무시하고 반복된 행위”라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둘째, ‘신체적 통제’가 동반된 ‘정서적 위협’입니다. 머리를 강제로 물에 넣는 행위는 극심한 공포를 느끼게 합니다. 신체적 상해가 없었더라도 질식의 위협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신체 학대와 정서적 학대의 경계에 있는 악의적인 행위입니다. 피해 아동에게 “너는 나에게 저항할 수 없어”라는 공포스러운 메시지를 심어줍니다.
변호사의 시선: 이 판결이 우리에게 주는 실질적인 의미 |
벌금 700만 원. 누군가는 ‘사람 마음에 평생 갈 상처를 입히고 고작 저것뿐이냐’고 분노하실 수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판결의 핵심은 벌금 액수가 아닙니다. 변호사인 제가 주목하는 진짜 의미는 따로 있습니다.
실질적 조언 1: ‘정서적 학대’의 입증,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 |
이 판결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부모님들께 중요한 길잡이가 됩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학대당했다고 의심된다면, ‘가해자가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설 겁니다. 이 판례는 가해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아이의 관점에서 그 행위가 어떻게 느껴졌는가’가 더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객관적 증거: 이 사건의 CCTV처럼 명백한 영상 자료가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 일관된 진술: 아이의 진술을 녹음하거나, 아이가 겪은 일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게 하는 것도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아이가 “선생님이 무서웠다”라고 일관되게 말하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 정황 증거: 학대 의심 시점 이후 아이의 행동 변화(악몽, 분리불안 등)를 매일 구체적으로 기록해두십시오. 전문가(의사, 상담사)의 소견서도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실질적 조언 2: 형사처벌을 넘어 ‘민사소송’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
벌금은 국가에 내는 ‘벌’일 뿐, 피해아동과 가족의 상처를 직접 치유해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 형사 판결문은 가해자의 불법행위를 국가가 공인해준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피해 아동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형사 판결에서 ‘정서적 학대’가 인정되었으므로 민사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이의 심리치료비 등 실질적인 피해를 보상받을 길을 열 수 있습니다.
실질적 조언 3: ‘취업제한 명령’의 무게를 알아야 합니다. |
벌금보다 더 무서운 것이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입니다. 이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교정하지 않는 한, 다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입니다. 이는 단순한 처벌을 넘어, 제2, 제3의 피해 아동 발생을 막는 매우 중요한 예방적 의미를 가집니다.
결론: 당신의 곁에는 법률 전문가가 있습니다. |
이 판결은 우리 사회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어른의 기준에서 행하는 ‘장난’이 아이에게는 ‘학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싫다”는 거부 의사는 그 어떤 이유로도 무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마음에 새겨지는 ‘보이지 않는 멍’의 고통을 법이 점점 더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 아이가 감당해야 했을 공포와 수치심을 생각하면, 법률가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혹시 지금 내 아이가 겪은 일로 인해 홀로 속앓이하고 있다면 더 이상 혼자 힘들어하지 마십시오.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어디부터가 학대인지,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주저하지 마십시오. 법적 문제는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문가와의 상담은 어두운 터널 속에서 가장 밝은 등불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만약 위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저 김강균 변호사에게 연락 주십시오. 당신과 당신의 아이 곁에서 가장 날카로운 무기이자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되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