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폐증 코로나 사망, 업무상 재해 인정: 복합 재해의 새 기준
안녕하세요. 산업재해 전문 변호사 김강균입니다. 법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진화합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새로운 문제들이 등장했습니다. 기존 직업병을 앓던 분이 신종 감염병으로 사망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을까요? 이 문제로 많은 분들이 밤잠을 설치실 겁니다. 저는 오늘 이 질문에 의미 있는 답을 제시한 판결을 심층 분석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이 복잡한 법적 문제의 실마리를 찾고, 답답한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건 개요: 꼬리를 무는 비극 |
비슷한 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 앞에 슬픔을 느낄 겨를도 없으실 겁니다.
이 죽음이 오랜 병과 관련 있는지, 산업재해로 인정될지 고민하고 계시겠죠. 오늘 소개할 사건의 B님도 그러했습니다.
B님은 평생 탄광에서 채탄·선산부로 일했습니다. 이 직업은 ‘분진’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1994년 진폐증 진단을 받고 심폐기능 악화를 겪으셨습니다. 진폐증 환자는 평생 호흡기 문제로 고통받습니다.
B님 역시 사망 전 10년간 호흡기 질환으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폐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습니다.
이미 정상적인 폐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겁니다.
안타깝게도 2022년 3월, B님은 진폐합병증 예방 관리를 위해 입원했습니다. 그런데 입원 며칠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불과 7일 만에 사망하셨습니다. 사망진단서의 직접사인은 ‘폐렴’, 중간사인은 ‘진폐증’이었습니다.
저는 변호사로서 ‘중간사인 진폐증’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사망 원인이 복합적임이 드러난 셈입니다.
망인의 배우자 A님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진폐유족연금과 장례비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공단은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또한 “진폐증과 코로나19 감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공단은 ‘인과관계‘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합니다.
하지만 A님은 포기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말 잘한 결정이셨습니다.
핵심 법적 쟁점: 복합적 인과관계 |
이 사건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직업병인 진폐증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는가?‘”
즉,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코로나19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치명적이었던 이유가 진폐증 때문인지가 문제였습니다.
또한 진폐증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가 감염된 경우, 그 경로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는지 중요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진폐증이 코로나19 사망에 복합적 영향” |
서울행정법원 제3부의 이번 판결은 매우 진취적이었습니다. 재판부는 공단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법원은 망인의 진폐증 및 합병증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은 어떤 근거로 이러한 판단을 내렸을까요?
첫째, 코로나19 감염 경로의 특수성 |
공단은 “감염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 배우자 감염 가능성 배제: 망인은 배우자 확진 후에도 음성이었습니다. 이후 병원 입원 뒤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 병원 내 감염 가능성 농후: 망인이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당시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매우 컸습니다.
- ‘업무 관련성‘ 있는 감염: 재판부는 망인이 진폐증 진료를 위해 입원했다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이는 업무상 재해 인정의 중요한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둘째, 진폐증과 코로나19 중증화의 복합적 영향 |
이 부분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복합적 인과관계를 인정한 가장 강력한 근거입니다.
- 지속적인 폐 기능 악화: 재판부는 망인의 폐 기능이 오랫동안 악화되어 왔음을 강조했습니다. 평소에도 폐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였습니다.
- 사망진단서의 명확한 기재: 사망진단서에 직접사인 ‘폐렴’, 중간사인 ‘진폐증’이 명시된 점도 중요했습니다. 이는 의료진도 진폐증의 영향을 인정한 증거입니다.
- 의료 전문가의 소견: 전문의는 “만성 호흡기 질환자에게 코로나19는 예후가 좋지 않다”는 소견을 밝혔습니다. 폐 기능 저하자는 감염에 더 취약합니다.
- ‘주된 원인 중 하나‘로서의 진폐증: 법원은 진폐증으로 인한 폐 기능 저하가 코로나19 증상 악화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폐증이 사망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고 명확히 선언했습니다.
이 판결은 질병의 원인을 단일하게 보지 않고, 복합적 요인을 법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판결의 시사점 및 해설 |
이번 판결은 앞으로의 산업재해 인정 기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 판결은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1. ‘복합적 인과관계’ 인정의 중요성 |
과거 산재는 직접적이고 단일한 원인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질병은 하나의 요인으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특히 만성 직업병 환자는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복합적 기여도 산업재해로 볼 수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2. 직업병 관리 중 발생한 ‘부수적’ 위험의 재해 인정 |
망인이 진폐증 관리를 위해 입원했다 감염된 점은 중요합니다. 공단은 보통 ‘업무 수행 중’ 재해만 인정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의료 행위 중 노출된 위험도 업무상 재해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3. 고령 및 기저질환 근로자 보호 강화 |
법원은 고령이라는 위험 요소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진폐증이 사망의 ‘주된 원인 중 하나’임을 명시했습니다.
이는 취약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 책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원래 아파서 그랬다”는 통념에 도전한 판결입니다.
4. 향후 유사 소송의 중요한 기준 제시 |
코로나19 이후 유사 사례가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다른 신종 감염병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직업병과 감염병의 복합 재해 인정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호흡기 직업병 근로자 유족들이 업무상 재해를 주장할 강력한 근거가 될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산업재해 인정 시 다층적인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이는 직업병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법원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혹시 “내 경우도 해당될까?” 하는 막막한 마음이 드실 수 있습니다. 법률 문제는 혼자 앓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특히 산업재해는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주저 말고 저와 같은 산업재해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