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 의료사고] 16억 배상 판결, 승소를 결정지은 ‘두 가지 결정적 과실’은 무엇이었나?
안녕하십니까? 의료소송 분야에서 의뢰인과 함께 싸워온 변호사 김강균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아이. 그 작은 생명이 의료진의 손길에 맡겨졌을 때 부모는 오직 아이의 건강만을 기도합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아이가 평생의 상처를 안게 된다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아마 이 글을 보신다면 비슷한 아픔 속에서 정보를 찾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병원의 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법은 과연 내 편이 되어줄까요?
오늘 저는 한 신생아 의료사고 판결문을 직접 해부하려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16억 원의 손해배상을 명했습니다. 저는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겠습니다. 수많은 의료소송을 다룬 변호사의 눈으로 핵심을 짚어 드립니다. 법원이 무엇을 ‘결정적 과실’로 보았는지 알려드립니다. 승소를 위해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도 설명하겠습니다.
사건 개요: 한순간에 닥친 비극, 그날 신생아실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
평범했던 어느 봄날, 한 가족의 비극은 예기치 않게 시작되었습니다. 태어난 지 나흘 된 아기는 황달 수치가 높아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곧 건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 믿었을 겁니다.
사고는 다음 날 오전에 발생했습니다. 간호사는 오전 9시에 아기에게 분유 20cc를 수유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30분 뒤인 9시 30분, 정맥주사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법원은 이 지점에서 첫 번째 과실의 싹을 발견했습니다.
주사 처치 직후, 아기는 갑자기 얼굴이 파랗게 변했습니다. ‘청색증’을 보이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의료진은 황급히 달려와 응급처치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아기의 산소포화도 수치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습니다. 60~70%라는 위험한 수치가 1시간 넘게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병원은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했습니다. 사고 발생 후 약 2시간이 지난 11시 53분에 아기는 상급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놀랍게도 상급병원에서 간단한 처치를 받자, 아기의 산소포화도는 즉시 90% 이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고 말았습니다. 길고 긴 저산소 상태는 아기 뇌에 치명적 손상을 남겼습니다. 진단명은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이었습니다. 이는 아이가 평생 발달장애를 안고 살아감을 의미했습니다.
법적 쟁점: ‘최선’을 다했다는 병원 vs ‘과실’이라는 가족 |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이것이었습니다. 아이에게 발생한 끔찍한 뇌손상의 책임이 병원 측의 ‘과실’ 때문인가? 가족 측은 세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①수유 직후 무리한 주사 처치. ②미숙한 응급처치. ③골든타임을 놓친 전원 조치 지연이었습니다. 반면 병원 측은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했습니다. 아이의 선천적 심장질환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예리하게 파고든 두 가지 ‘결정적 과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원은 병원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무려 16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원고 측의 모든 주장을 인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딱 두 가지의 결정적 과실을 명확히 짚어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의료소송의 핵심입니다.
[인정된 과실 ①] 수유 후 30분, 예견된 위험을 무시한 책임 |
법원은 첫 번째로 정맥주사 처치 시점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의료소송에서 변호사들은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을 먼저 살핍니다.
[인정된 과실 ②] 90분의 지체, 골든타임을 버린 책임 |
두 번째 과실은 훨씬 더 치명적이었습니다. 법원은 전원 조치를 지체한 과실을 매우 무겁게 보았습니다.
판결의 의의 및 변호사의 조언: 이 판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 |
이 판결은 단순히 배상액의 크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알아야 할 몇 가지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
‘기본’과 ‘상식’이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의료소송은 복잡한 의학 지식의 싸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승패는 의외로 ‘기본을 지켰는가’에서 갈립니다. ‘수유 후 충분한 소화 시간을 기다린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만약 병원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질문해야 합니다. “왜 지금 이걸 해야 하나요?” 같은 질문이 여러분을 지킬 수 있습니다. -
‘책임제한 80%’의 의미를 이해해야 합니다.
법원은 병원 책임을 80%로 제한했습니다. “왜 100%가 아니냐”며 억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손해의 공평한 분담’ 원칙 때문입니다. 의료행위의 예측 불가능한 위험, 명확한 가이드라인 부재 등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소송을 준비한다면 배상액이 감액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
‘전원(轉院) 결정’도 치료의 일부입니다.
치료 중 상태가 계속 악화된다면 냉정하게 자문해야 합니다. “이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최선인가?” 이 판례는 의사의 ‘전원의무’ 역시 중요함을 명확히 했습니다. 의료진이 미온적이라면 보호자가 먼저 전원을 요구하고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 아이와 가족의 삶을 바꾼 이 비극적 사건. 이는 사소한 절차 위반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는지 보여줍니다. 동시에 법원이 얼마나 논리적인 기준으로 의료과실을 판단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법적 문제는 혼자 앓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고, 법리로 사건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상대방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위와 비슷한 아픔으로 길을 잃으셨다면 주저하지 마십시오. 경험 많은 변호사와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률적 검토를 받아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막막함 속에서 나아갈 길이 보일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법이 허락하는 최선의 결과를 얻도록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