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운전 무죄] 혈중알코올농도 0.148% 재범인데 무죄? ‘이것’의 중요성
안녕하십니까? 음주운전 등 다수 형사사건을 다뤄온 김강균 변호사입니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억울한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계실 겁니다. “수치도 명확하고 재범이라 실형이겠지…” 하는 절망감에 빠져 계실지 모릅니다. 그런데 음주운전 재범에 혈중알코올농도 0.148%였음에도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 있습니다.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중요한 판결을 심도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 글을 통해 형사재판의 본질과 변호사의 역할을 깨닫게 되실 겁니다.
사건의 재구성: 누가 봐도 불리했던 상황 |
먼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제 시각에서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검찰이 보기에는 이 사건은 너무나도 명백했습니다.
피고인: 2021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10년 내 재범으로 가중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날의 기록: 2024년 3월, 피고인은 혈중알코올농도 0.148%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이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는 수치입니다.
검찰의 주장: 피고인은 이런 상태로 도서관 주차장 출구부터 도로까지 약 10m를 운전했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만 보면 어떻습니까? 재범, 만취 수치, 구체적인 운전 정황까지. 의뢰인들이 제게 “선처를 구하는 수밖에 없겠죠?”라고 묻는 전형적인 상황입니다. 저 역시 실형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위중한 사안으로 보았을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완벽해 보이는 유죄의 퍼즐에 어떤 ‘잃어버린 조각’이 있었을까요?
법적 쟁점: 승패를 가른 단 하나의 질문 |
이 재판의 승패를 가른 질문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피고인은 과연 처벌 대상인 ‘도로’에서 운전했는가?”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입니다. 음주운전은 술 마시고 운전대만 잡으면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우리 도로교통법은 ‘도로에서’ 운전한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사건의 무대는 ‘차단기’가 설치된 도서관 주차장이었습니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 결정적 열쇠가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돋보기로 들여다본 ‘증거의 빈틈’ |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도로에서’ 운전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의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없애기엔 부족했던 것입니다.
법원은 검찰이 내세운 증거들의 ‘빈틈’을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제가 변론 시 가장 집중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결정적이지 못했던 신고자의 진술: 신고자는 피고인 차량이 주차장 차단기 앞에서 “오락가락”하는 것을 봤습니다. 하지만 차량이 차단기를 넘어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법정에서 추측성 진술은 증거 능력을 잃기 쉽습니다.
- 한발 늦었던 경찰의 현장 도착: 경찰이 도착했을 때, 차량은 이미 도로 위에 멈춰 있었습니다. 즉, 경찰 역시 피고인이 ‘도로 위에서 운전하는 행위’를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도로 위에 있다는 ‘결과’만 있을 뿐, ‘과정’을 입증할 증거는 없었습니다.
- 피고인의 일관된 진술과 그 신빙성: 피고인의 진술은 일관되었습니다. 경찰 조사부터 법정까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주차장 내에서만 차를 옮겼다”고 주장했습니다. “도로로 나간 사실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진술이 오락가락했다면 결과는 180도 달라졌을 겁니다.
결국, ‘피고인이 운전했을 것’이라는 강한 심증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차를 도로 위로 옮겼다는 직접적인 증거(CCTV 등)가 없었습니다.
김 변호사의 해설: 이 판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 |
이 판결은 단순히 운이 좋았던 사례가 아닙니다. 위기에 처한 분들이 알아야 할 핵심 법률 원칙과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 형사재판은 ‘추측’이 아닌 ‘증거’로 말합니다. |
둘째, ‘장소’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
셋째, ‘초기 대응’과 ‘변호사의 조력’이 결과를 바꿉니다. |
결론: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그러나… |
이번 무죄 판결은 음주운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닙니다. 만약 주차장 출구에 CCTV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신고자가 더 정확히 목격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피고인은 무거운 실형을 선고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단 한 잔의 술이라도 마셨다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마십시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대전제입니다.
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나 억울한 사정으로 위기에 처했다면 이 판결을 기억하십시오. 법은 섬세하고, 증거의 무게는 무겁습니다. 모든 정황이 불리하다고 해서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와 비슷한 어려움으로 막막하다면 혼자 모든 짐을 지려 하지 마십시오.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사실관계를 분석하고, 법리가 허락하는 최선의 대응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꼼꼼한 법리 검토와 증거 분석이 당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